퍼온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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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가 고양이를 대통령으로 뽑는 까닭 - 강수돌
어느 미국 독립영화 중에 ‘마우스콘신’이라는 5분짜리 영화가 있다. 마우스콘신이란 쥐들이 사는 마을이다.
이 쥐들도 인간처럼 4-5년마다 대통령을 뽑는데 이상하게도 자꾸 고양이를 대통령으로 뽑는다.
한번은 흰 고양이를 대통령으로 뽑고 다음엔 검은 고양이를 뽑는다.
일단 뽑고 나면 쥐들은 고양이 앞에 혼비백산하여 이리 도망 다니고 저리 도망 다닌다.
여기서 물려 죽고 저기서 졸도한다. 그러고 나서 다시 또 선거철만 되면 또 고양이를 대통령으로 뽑는다.
이번에는 얼룩 고양이다. 그러나 ‘혹시나’가 또다시 ‘역시나’로 끝난다. 이리 몰리고 저리 몰린다.
마침내 어느 용감한 쥐가 분연히 일어난다. “여러분, 왜 우리가 어리석게 자꾸만 고양이를 대통령으로 뽑는가요?
이제는 우리 쥐들이 직접 나서서 대통령을 하도록 합시다.
그러면 고양이 대통령으로부터 더 이상 억압과 착취를 당하지 않을 것 아니오?”
이 말에 마우스콘신의 모든 쥐들이 “맞소, 맞아!”하며 모두들 두 팔을 번쩍 들고 소리치는 가운데 ‘쥐 죽은 듯이’ 영화는 끝난다.
장 자크 루소가 이미 약 250년 전에 통찰한 바, “모든 국민은 투표하는 순간에만 주인이지 투표가 끝나자마자 노예로 된다.”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흥미로운 영화다.
이른바 ‘의회 민주주의’는 그 제도적 성격 자체가 국민에게 파워를 주는 것(empowerment)이 아니라 국민으로부터 파워를 빼내간다(powerless).
대선 공탁금이 5억 원이라는 것 자체만 보아도 이미 돈 없는 사람은 출마 자체도 꿈꾸지 말라는 말임을 알 수 있다. 그렇게 돈을 많이 쓰니 나중에 당선 되면 본전 이상을 찾느라 바쁠 수밖에 없다.
바로 여기서 내가 묻고자 하는 것은, 앞의 영화에서 왜 쥐들이 반복해서 고양이를 대통령으로 뽑는가 하는 점이다.
내가 보기에 가장 핵심적인 것은 쥐들이 스스로 가진 파워(self-power)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파워를 알지 못하기에 그들은 자기 외부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원한다. 그러나 그 강력한 리더십은 역으로 그들을 억압하고 착취한다.
가장 서글픈 것은 그들이 억압당하고 착취당하면서도 그것이 억압이고 착취인 줄 모를 때다. 마치 선거가 민주주의를 가장 잘 실현하기라도 하는 듯 믿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면 왜 쥐들은 억압당하고 착취당하면서도 그것이 억압이고 착취인 줄 모르는가?
왜 그들은 선거를 통해 자신을 괴롭힐 지도자를 뽑으면서도 마치 그것이 가장 민주적인 것처럼 믿는 걸까?
그것은 그들이 일정한 ‘사다리 질서’ 위에서 마치 노력만 하면 모두 출세하고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은 환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 ‘약삭빠른’ 지도자들이 대중을 통치하는 비밀이다. ‘사다리 질서 위의 분할 지배’, 바로 이것이다.
위가 좁고 아래가 넓은 사다리 질서는 위의 좁은 문을 열기 위해 아래의 대중들이 치열한 생존 경쟁을 하게 만든다.
일단 위로 올라가면 저절로 엄청난 떡고물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것이 성공이요 출세로 비친다.
모든 부모들이 자기 자식만큼은 자기보다 더 높은 자리를 차지하길 바라고 그래서 혼신을 다해 공부를 더 시키는 것도 바로 이것 때문이다.
좀 더 높은 자리를 차지해야 떡고물이 후하다는 현실, 그러나 모두가 올라갈 수 없음에도 모두 올라갈 수 있을 것처럼 믿는 환상, 바로 이것 때문에 치열한 생존경쟁이 벌어진다.
그리고 이런 경쟁이 늘 치열하게 전개될 때 저 높은 곳의, 아니면 무대 뒤에 숨어 있는 지배자들은 모든 대중들이 치열하게 피, 땀, 눈물을 흘리며 경쟁적으로 일한 결과를 효율적으로 수확해갈 수 있다.
일부 성과 높은 훌륭한 자들에게만 많은 떡고물을 나눠 주면서 말이다. 바로 이것이 사다리 질서의 비밀이다.
그러나 쥐들이 스스로 주인이 될 수 있다고 믿는 순간 이 모든 사태는 뒤바뀐다.
더 이상 외부의 강력한 리더십 없이 스스로 삶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소통하고 연대하는 순간 더 이상 고양이는 필요 없다.
바로 그 순간 세상에는 평화가 온다. 바로 이것이 민중의 평화다. 과연 우리 인간 세계에서 마우스콘신 영화의 결론과 같은 민중의 평화는 언제 올 것인가?
trackback from: alleywalk의 생각
답글삭제쥐가 고양이를 뽑는 이유(펌) 퍼온글입니다. ———————————————————————————————————- 쥐가 고양이를 대통령으로 뽑는 까닭 - 강수돌 어느 미국 독립영화 중에 ‘마우스콘신’이라는..
trackback from: 여자와 고양이는...
답글삭제"여자와 고양이는 불러도 오지 않는다..." "여자와 고양이는 불러도 오지 않는다..." 어느 영화에 나왔던 이야기 입니다. 그러면서 했던 말이 있었는데...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고요.. 무관심한 척을 하면은 온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