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하다 [형용사]
1 『…에』 어떤 현실 속에서 벗어나 그 현실에 아랑곳하지 않고 의젓하다.
네이버 국어사전에 나오는 초연하다의 사전적 의미입니다.
초연히 [부사]
1 ⇒초연하다.
어릴적에 노래를 한참 배울때 비목이라는 가곡이 있었습니다.
어머님이 그쪽으로 전공하셨던 분이라 어릴때부터 클래식과 가곡에 젖어 있었습니다.
제 의지와 상관없이 말입니다.
그래서 그때 비목의 가사중에 초연이 쓸고간 이라는 대목이 나오는데, 그걸 전 초연하다의 초연과 硝煙의 초연을 구별하지 못했었습니다.
화약의 연기라는 초연(硝煙)은 6.25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서글픈 가곡입니다.
부르다 보면 목이 메이는 그런 감정을 지울 수 없는 곡이지요.
며칠전 그 가곡의 가사를 들여다 보면서 硝煙의 초연과 글의 첫머리를 만든, 부사 초연히와 어감도 느낌고, 감정적인 부분도 비슷하다는걸 생각해봅니다.
제가 날라리 학생일때 부르던 민중가요가 있습니다. '애국의 길'이라는 제목일겁니다.
뭐 저야 그냥 제목도 모르고 따라만 부르다가 입에 익은 그런 딴따라 학생이라 학생운동이 뭔지, 민족을 위하는 것이 뭔지 잘 모른채 의욕과 열정만으로 길거리를 누빌때가 있었더랬습니다.
그게 나의 의무이고, 내가 할 일이고, 나 아니면 안된다고 믿었던 때이기도 했습니다.
내가 하는 팔뚝질과 함성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정말 믿었던 때였습니다.
그렇게 노력을 했음에도 뭐 그닥 달라진게 없어보이긴 하지만, 지금의 순수한 비폭력 촛불집회를 만든 초석이라고 믿습니다.
냄비근성의 한국민족은 일관성도 없고, 팔팔 끓을 그때뿐이다 라는 일본잔재의 말투를 싫어하면서도 장기전이 되면 배가 산으로 들로 올라가는 우리네 시각이 맘에 들지만은 않습니다.
암튼, 그 민중가요의 리듬은 조금 빠릅니다. 그리고 대다수의 학생들이 즐겨부르던 민가는 아닙니다.
가사가 조금 거칠거든요.
1. 식민지 조국의 품 안에 태어나
이땅에 발딛고 하루를 살아도
민족을 위해 이목숨 할일 있다면
미국놈 몰아내는 그것이어라
아 위대한 해방의 길에 이름없이 쓰러져간 전사를 따라
나로부터 일어나 투쟁하리라 반미 구국투쟁 만세
2. 찢겨진 내조국의 아픔을 딛고
이제는 소리높여 노래부르자
통일은 우리의 소원일 수만은 없다
오로지 통일만이 살길이어라
이몸 갈갈이 찢겨짐으로 갈라진 내 조국 하나 된다면
자랑스럽게 나아가 부서지리라 조국 통일 투쟁 만세
3. 우리의 후손들이 태어난 후에
전설처럼 우리를 이야기하리라
그때는 찢겨 피묻은 깃발이 남아
해방의 강산위에 나부끼리라
아 오늘도 우리는 간다 선배들의 핏자욱 서린 이길을
노래부르며 서로를 일으키면서 애국의 한길을 간다
생각이 안나서 네이버 검색해보니 나오더군요. 그냥 퍼왔습니다.
앗! 이것때문에 운영자의 자질 논란이나 빨갱이라는 둥, 정치색이 어떻다 라는 편견은 삼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민가의 가사보다는 리듬과 음정이 더 중요합니다.
어릴때부터 받아온 학습내용에는 가사보다는 음정과 리듬, 박자가 중요했다고 서두에서 말씀드렸으니 생략합니다.
이 가요를 느리게 부르면 얼마나 구성진지 모릅니다.
왈칵 슬픔의 눈물이 앞을 가리지요.
차라리 '우리의 노래가 이 그늘진 땅에 햇볕 한 줌 될 수 있다면' 이라는 민중가요가 더 나을지도 모릅니다.
우리의 노래가 이 그늘진 땅에
따뜻한 햇볕 한 줌 될 수 있다면
어둠 산천 타오르는 작은 횃불 하나 될 수 있다면
우리의 노래가 이 잠든 땅에
북소리처럼 울려날 수 있다면
침묵 산천 솟구쳐 오를 큰 함성 하나 될 수 있다면
정말 좋겠네
하늘 첫마을부터 땅끝마을까지
무너진 집터에서 저 공장 뜰까지
아 - 사람의 노래 평화의 노래
(아 - 해방의 노래 통일의 노래)
큰 강물로 흐를 그날 그날엔
(큰 눈물로 흐를 그날 그날엔)
이름없는 꽃들 다 이름을 얻고
움추린 어깨들 다 펴겠네
닫힌 가슴들 다 열리고
쓰러진 이들 다 일어나 아침을 맞겠네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 모두 하나될 그날이 오면
얼싸안고 춤을 추겠네 한판 대동의 춤을 추겠네
(한판 대동의 춤을 추겠네-)
하늘 첫마을부터 땅 끝마을까지
녹슨 철책선 너머 핵지뢰밭까지
아아 해방의 노래, 통일의 노래
큰 눈물로 흐를 그날, 그날엔
이름 없는 꽃들 다 이름을 얻고
움추린 어깨들 다 펴겠네
닫힌 가슴들 다 열리고
쓰러진 이들 다 일어나 아침을 맞겠네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
모두 하나될 그날이 오면
얼싸안고 춤을 추겠네
한판 대동의 춤을 추겠네
하도 생각이 안나서 네이버 검색해가며 글쓰고 있습니다.
헛헛
웃깁니다.
이제 기억속에서도 가물가물한 얘기를 왜 꺼내고 있는지...
조금만 더 지나면 전 팔뚝질을 하는 청년들의 생각에 대해 미안 하다고 사과해야 하는 기성세대가 됩니다.
기성세대라는것이 뭐 정해진것은 아닙니다만, 제가 책임지지 못한 세상, 사회를 이젠 그렇게 만들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해야 하는 나이가 되는것이지요.
나이가 먹어가면서 책임지지도 않을거면서, 답도 내려주지 않을거면서, 문제제기만 하는 기성세대가 미워집니다.
의무를 가지고 이 세상을 바꾸겠다고 했던 청년시절이 없었다면, 제발 지금이라도 입다물고 뒷방 늙은이 신세로 닥치고 앉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라도 입이 근질거리면, 내가 못바꿔서 미안혀~
이 세상 좀 더 살기 좋게 바꿔보려는 노력조차 안해서 미안하당께~
이제라도 아이들 미안하지 않게 조심할랑게~
말 한마디 하더라도 미안해 죽겠다는 심정으로 해부께~
라는 방법을 친절하게 알려드립니다.
그래요. 저 또한 얼마 안있어 그렇게 될 기성세대가 되기에 지금 막바지 동앗줄을 잡고 gR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폭력정치에 맞서서 팔뚝질 했는데 이렇게 밖에 안 바뀌어서 미안하다는 얘기 조차 부끄럽습니다.
아니 이러면서 스스로와 여러분들께 자랑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난 그래도 이정도는 했다고..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라는 책이 생각납니다.
물론 나는 알고 있다.
오직 운이 좋았던 덕택에
나는 그 많은 친구들보다
오래 살아 남았다.
그러나 지난 밤 꿈 속에서
이 친구들이 나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강한 자는 살아 남는다."
그러자 나는 자신이 미워졌다
그리고 영화 미션에서 나왔던 대사.
"신부들은 죽고, 저만 살아 남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죽은 건 나고, 산 자는 그들입니다.
그것은 언제나 그렇듯 죽은 자의 정신은 산 자의 기억 속에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죽어서 세상을 바꿔야 했을까 하는 어릴적 고민을 다시금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그만한 열정이 남아있지도 않습니다.
제가 책임져야 할 아이와 아내가 있기도 하지만, 이 세상은 절 팔뚝질의 청년으로 돌려놓는것이 아니라 그들을 응원해 주거나 너무 심하면 꾸짖고, 막아서고, 힘들어 하면 다독여 주는 세대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지요.
이 사회에 어른은 어디 계신건가요?
모두 젊은이만 할 수 없는거 아닙니까?
제대로 된 어른 한 분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제대로 된 어른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