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6일 수요일

중국에서 5년간 살았는데 중국어를 못해?

중국에 공부를 목적으로 온 분들이나 최선을 다해 공부하시는 분들은 어느정도 중국에서 사셨기 때문에 중국어가 어느정도 되지 않나 싶습니다.
어느정도라는 표현이 어설프긴 합니다만, 외국어를 한다는것은 언제나 '어느정도' 가 맞는 표현인것 같습니다.
가끔 완벽한, 마스터 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후배나 친구들이 있습니다만, 제가 그 표현을 정정해 주곤 합니다.
원어민 보다 더 잘하는 외국어라 할지라도 전 완벽하게 마스터를 했다는 표현을 외국인이 사용할 수 없다고 확언합니다.
언어는 단순히 말만 잘한다고 되는게 아니더라구요.

중국에 올 때 중국어를 배워볼 생각이 있더랬습니다.
그러나 와보니 이런 녀석들?의 언어를 내가 왜 배워야 하나 싶더라구요.
중국에 오기전까지만 해도 중국의 문화와 역사가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했고, 공산주의를 거치면서 많이 주춤하긴 했으나 저력은 세계에서 으뜸이라고 생각했던게 아주 사소한 생활에서 어긋나던 그 때입니다.
차라리 영어를 더 공부하면 했지, 중국어는 안배워야지.. 라는 사고가 팽배했던 중국 초기였습니다.
그래도 생활을 하는 곳의 언어를 간단하게라도 알아야겠다고 생각해서 학원을 2달동안 빠지지 않고 새벽반을 들은적도 있고, 개인강사를 집으로 초빙해 한달간 배운적도 있었습니다.
2년전에는 쪽집게 선생님으로 부터 기초를 집중적으로 한달간이나 배운 경험도 있습니다.

그러나 머리 한구석에 지배한 생각은 아직도 영어가 우선이고, 중국어는 중국에서도 저급한 곳에만 사용된다는 의식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언어만 배우려고 드니 늘지가 않는거죠.
그리고 일단, 방문하는 식당이나 매장과 여행지, 전시회 등에서 영어 몇 마디면 어떻게든 대접하려고 하는 중국인들의 미국사대사상도 한몫 했습니다.
공안에게 잡혀도 영어 몇 마디면 한국어로 떠들기 보다는 훨씬 윗사람을 만나기가 수훨했습니다.
윗사람을 만나면 안되던 것도 해결되는 경우가 종종 있지요...

4년이 넘고 5년차가 되니 엉성하게 대화는 됩니다만, 반쪽뿐입니다.
제대로 되지도 않을뿐 더러 나와 대화하는 쪽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습니다.

영어를 배우며 지금까지도 영어공부의 바이블이라고 생각하는 한가지는 그나라의 언어를 배우려면 문화를 배우고, 느끼고, 함께 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그 나라의 언어를 배우려면 그 나라만의 풍습과 문화를 알아야 진도가 빨리나갑니다.
영화를 보거나 그 나라 사람과 대화를 하다보면 나만 웃지 않거나 눈만 껌벅거리고 있는 때가 있습니다.
그런 디테일을 놓치면 언어배우기 그른것이거든요.
뭐... 원어민 처럼 완벽하게 문화를 습득하기는 힘들겠지만, 그나라의 역사만 좀 더 알아도 많은 부분에서 대화할 '꺼리'들이 늘어납니다.

외국인에게 이심전심.. 이순자가 심심하니 전두환도 심심하다. 라는 유머가 통하겠습니까?
이심전심이라는 사자성어도 모르는데 이순자가 누군지... 전두환은 혹시 알지도 모르나 이건 도대체 코끼리 다리잡고 있는 장님격입니다.
이게 언어를 배우는 기본자세거든요.

한때 '웨스트윙(West Wing)'이라는 미드에 빠진적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중국 복사본이 아닌 원본을 무지 비싸게 구매해서 가지고 있을 정도니까요.
처음에는 그 친구들이 하는 내용의 백분의 1밖에 못알아 먹겠더군요.
리스닝은 된다고 생각하는 나였는데도 자막없이는 죽어도 안되는거예요.
이거 자막 만든 사람도 대단합니다. 정치권 언어가 이렇게 어렵고...아니 비유적이고, 은유적인지 정말...
뭐 그렇다고 지금은 웨스트 윙의 대사를 모두 알아듣는건 아닙니다.
어떤 얘기를 하는줄은 알겠는데 참맛을 못느끼겠단 말이죠.
배우들은 썩소를 날리는데 난 그러지 못하겠단 말입니다.
그래서 미국 역사와 정치에 대해 쬐금 인터넷 등의 쉽게 접할 수 있는 정보를 두드리다 보니 전보다는 낫더군요...

얘기가 자꾸 다른데로 가려고 하는데, 결국 그 나라의 언어를 배우려면, 문화와 풍습, 습관 등을 먼저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내가 거주하고 있는 나라이니 더욱 그래야 하는데 아직도 중국이라는 나라, 특히 내가 살고 있는 칭다오를 2류라고 밖에 보지 않는 내 자만감에 있는거겠죠.

이제 곧 올림픽이 열리고, 순식간에 중국이라는 나라가 대국이라는 주장에서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고, 국민들의 의식도 곧 선진국화 될텐데 그곳에서 벙어리마냥 유과이 조과이만 하고 있을 생각을 하니 아찔해지더군요.
조금 더 애정있게 바라봐야 할것 같습니다.
그래야 언어도 늘고, 살았던 곳에서의 최소한 자존심이라도 세울수 있을테니 말입니다.

이상, 청양에서 수다방송이었습니다.
사진은 중국어 공부의 기초라는 301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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