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6월 27일 수요일

혹시 남의 숙제 해보셨나요?

 요새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는 친구들끼리 모여 숙제를 할때가 많았습니다. 그때는 숙제도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수업을 마치고 학교 옥상에 올라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친구들과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산수 문제도 같이 풀었습니다. 대학 때는 동아리에서, 돌아가며 하는 과제를 했습니다. 영어 잡지를 해석해서 발표하는 것인데, 해석이 잘 안 되는 것은 친구나 선배에게 물어 가며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아주 특이하게 느꼈던 것이 있었습니다. 내 숙제를 할 때는 귀찮고 힘들었는데 이상하게도 다른 사람의 숙제를 도와줄 때는 전혀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던 것입니다. 돌이켜보면, 초등학교 때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내 숙제를 할 때는 '내 숙제'라는 부담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나 합니다. 그러니 친구 숙제를 도와줄 때는, 부담 없이 문제 해결에만 신경을 써서, 오히려 즐겁게 했던 것이지요.

 훈수를 두는 것도 같은 이치가 아닐까요? 바둑이나 장기를 둘 때, 정작 자신은 잘 모르는 수도, 옆에서 보는 구경꾼은 쉽게 짚어 내곤 합니다. 온 정신을 집중하는 당사자가 결코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제 삼자가 알아채는 것입니다. 그럴  수 있는 이유는, 당사자는 '내가 두는 장기'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에 어느 새 생각의 폭이 한정되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이 더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나'로 말미암아 벌어지는 부담은, 일을 하는 데 장애가 되는 일이 많습니다. 이런 점을 소설가 오 헨리는 자신의 단편소설에서 아주 절묘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폴딩이라는 사람에게는 아이드와 밸런스라는 조카가 있었습니다. 큰 부자인 폴딩이 아이드를 상속인으로 결정하자, 아이드는 안절부절 못합니다. 상속을 받기 전에 무슨 큰일이 벌어지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에 사로잡혔던 것입니다. 그러다 폴딩이 생각을 바꿔 밸런스에게 상속하기로 하자, 이번에는 밸런스가 주체하지 못하고 걱정하더니, 급기야는 쓰러지고 맙니다.

 이 '나'라는 장애를 받지 않으면 일도 술술 잘 풀립니다. 예를 들면, 초보자들이 갑자기 실력 발휘를 할 때 그렇습니다. 초보 낚시꾼이 베테랑들을 제치고 대어를 낚아올리는 것입니다. 도박판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좋은 패가 초보자에게 오기도 합니다. 그들은 아직 '내가 어떻게, 어떻게 해서 뭘 얻어야겠다'하는 마음이 약할 때이기에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세상일은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나'가 한다는 부담을 줄이고 그냥 하면 생각만큼 어렵지도 않은 게 세상일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어렵고 중대한 일이라 해도 그저 '남의 숙제'이거니 하는 자세로 임해 보면 어떻까요. 그러면 뭔가 좋은 수가 떠오를 것입니다.


출처 석세스파트너


결혼하고 나서, 정확하게 말하면 결혼전에 정말 웃긴일이(지금은 웃고 넘어갈수도 있지만, 당시에는 정말 심각했었던 일) 우리 부부에게 있었더랬다.
아내가 자꾸 소화불량에 힘도 없다고 해서 한의원으로 양의원으로 진찰을 받다가 사흘만에 임신진단약으로 결과를 알게 된 그일이 나에게 있어서는 정말 어이없는 일이 아닐수 없었다.
친구들의 임신에 대해서는 남편이나 어른들보다 먼저 눈치채고 임신진단을 받게했었던 나의 '신끼' 때문이었다.
그러나 결국 내 아이의 일에는 우왕좌왕 결론을 내려주지 못하고, 저혈압에 효과가 있고, 기운을 북돋아 주는 한약을 먹지 않나... 위장장애라는 결과에 양약을 먹이지 않나...
지금 생각해보면 아찔하다.

조금 여유있게 대처했더라면 어땠을까?

가끔 우스개소리로 친구들에게 주식에 관련된 얘기를 하곤 한다.
내가 투자한 곳은 모두 惡手였다. 결론적으로 망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내가 추천한곳에 투자한 친구들이나 지인들은 재미를 봤다. 냉큼 따라가면 또 '머피의 법칙'이...
1200포인트를 충분히 넘어갈것이다라고 호언장담하던때가 엊그제 같은데 1700포인트는 넘어가고 있고, 아는 형에게 투자하라고 했던 코스닥내 한종목은 거뜬하게 찍어주던때에 비해 두배가 넘었다.
코스피에서 찍었던-그냥 내맘속으로만-종목중 하나는 이미 세배가 넘어섰다.

암튼, 남의 숙제는 최고의 모습으로 도와주고 있는 내자신을 보고 있으면, 보스의 기질보다는 조력자의 모습인가.. 라는 생각인데 내 맘 깊은곳에서 꿈틀거리는 보스의 기질은 어떻게 해야 하나..ㅋㅋ 그냥 부회장, 부사장정도면 딱 맞는 그릇일까?
보스의 기질과 조력자의 기질을 동시에 가질수 있으니 말이다.

비가 내린다.
바쁘게 지낸 한주를 대강 정리하고 '부가서비스'를 위해 움직이는 시기가 되었다.
부가서비스에 대해 부연설명하고 싶은 내 성격을 눌러담고 글을 마무리 한다.
왜 그리고 친절한 부연설명으로 글을 늘리는게야! 버럭!

댓글 2개:

  1. 2005년 방장님이 1200은 문제없다를 외치던 게 생각납니다.

    뛰어난 통찰력도 행동없이는 소용이 없습니다.

    좀 더 과감한 액션,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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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오래된 미래 - 2007/06/27 15:17
    위에도 밝혔듯이 머피의 법칙이 따라다닙니다.

    그게 행동없는 지식의 첫단추였죠.

    그래도 행복하답니다.

    내가 누구에겐가 도움이 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말입니다.

    아주 약간의 도움일지라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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